(한국) 사람들은 왜 이 재밌는 갓겜을 안 할까?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실장은 아들에게 상대적으로 넉넉한 게임 시간을 보장해준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들래미가 야숨 같은 갓겜을 안 하고 비교적 호흡이 짧은 게임만 고집하는 것을 보고 의문의 든 김실장
결론부터 말하면
1. 학업 등으로 게임할 시간이 제한적이고
2. 즉각적인 성장 체감, 곧 만족을 주는 콘텐츠를 선호하기 때문
아이를 예시로 들었지만 그 이유는 유난히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도 모두 적용된다.
데드 데드 리뎀션 2, 갓 오브 워, 젤다의 전설 등
모두 인정하는 명작 게임이지만 한국인들은 이런 게임을 천천히 씹어보며 맛볼 여유가 없다.
게임성은 열화됐지만 접근성이 무엇보다 뛰어난 모바일 게임이 강세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여기서 접근성이란 그 게임을 하기 위한 최소 조건, 요컨대 고사양 PC나 독점 콘솔 기기뿐만 아니라
그 게임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을 때 실제로 자리에 앉아 게임의 메인 화면을 거치는 것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게임의 초반 부분에 몰입하고 천천히 성장 곡선을 오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용하는 심리적 허들까지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최근에 출시된 스팀덱이 이런 접근성의 한계를 일정 부분 해소해서
게임을 사놓고 플레이는 차일피일 미루던 게이머들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래서 나도 그런 기대감으로 스팀덱 하나 장만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해보지 않았다.
웃긴 것은 같은 시점에 게이머로서 혐오해 마지않는 방치형 게임에 되려 재미를 느낀 것이다.
게이머이기 전에 나름 직장인이라고, 자동 사냥의 편리함과 재미가 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리니지라이크 = 쓰레기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다뤄보는 걸로
한국인들이 이른바 갓겜을 하지 않는 두 번째 요소는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정서와 문화의 문제다.
한국의 근대사에서 발현된 한국인들의 경쟁 심리 DNA
학벌주의로 인한 교육열이 게임 하대 인식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게임 저작권 인식 부재로 이어져
한국 게임 시장 초창기에 복제로 인한 패키지 게임 실패와 무료 온라인 + 인게임 결제의 가능성 확인
특히 리니지에서 무한 상대 경쟁을 통한 과금 모델을 한계까지 끌어올려 큰 수익을 올렸고
이후 접근성 좋은, 특히 결제에 있어서 전례 없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열리면서
돈 잘 버는 리니지라이크가 일본 원조의 수집형 가챠 게임과 함께 한국 게임 업계의 표준이 된다.
서순대로 나열하면 이 정도고 이 외에도 과거 mmorpg의 황금기를 잊지 못하는 게이머 세대 또한 큰 이유로 작용한다.
다만 그건 내가 그 세대에 살아보지 않았으므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갓겜에 손도 못대보고 방치형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놓지 못하는 한국인들
다음에는 그 리니지라이크란 게임을 더 자세하게 다뤄보기로 하자.